9화
오랜세월 약방고양이로 각종 의학을 익혔던 일명 약방할아범은 갑자기 자신을 휘감은 이질적인
바람에 휩쓸려 눈도 못뜰정도의 빠르기로 어딘가 날려가기 시작했다..
"이..이거 뭐냐...."
간신히 눈을 치켜뜨곤 자신이 왠 갈색고양이의 등에 엎혀있는걸 발견하곤 신음하듯 물었지만
자신을 엎은채 날듯이 달리고 있는 고양이는 아무런 대답이 없이 점점 더 빨리 달리고만 있었다
.
'심장박동이 지나칠정도 높아있고 척추와 다리관절도 상해있군...'
과연 약방할아범답게 등에 엎힌채 전해지는 박동만으로도 이 갈색고양이의 몸 구석구석을 파악
해갔고.
이 도시내에서 이 정도의 빠르기로 달릴수 있는 고양이는 유일하단걸 기억해내곤 다시 말을 걸었다
"우드, 속력을 줄여라, 니 놈의 다리와 허리는 무슨 고래힘줄에 강철뼈로 되있는줄 아느냐,
니놈 근육 끊어지고 뼈 삐그덕 대는 소리에 늙은이 귀가 다 아프다!!"
약방할아범은 자신의 앞발로 썬더 우드의 등짝을 두들겼지만 우드는 아랑곳 하지 않고 점차 속력을
늘려가기만 했고 약방할아범 역시 재차 호통을 쳤다
"이 미친놈아 시끄럽다고, 니놈이 주둥이는 다물렸어도 몸이 비명을 지른단말이다."
약방할범은 자신의 말에도 대꾸가 없는 우드가 괘심해서 버럭 소리를 질렀지만 우드는 예의 아무반응없이
미친듯 달려가기만했다..
'이미 정신이 육체를 지내한건가...'
약방할범은 더이상 입아프게 떠들어 봤자 소귀에 경읽기란 생각에 그냥 조용히 엎힌채 우드녀석
이 달려가는곳에 일단 가보기로 했다.
'어딘지 빨리 도착하기만 해라,이 어리석은 놈아..'
.
.
.
그시간 륭크스 역시 두마리의 고양이를 높혀놓고 자신들의 아지트를 뒤져 온갖 약재를 꺼내 바르고 먹이는등 척과 체크의 목숨줄을 붙잡고 있기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었다..
"이런 씨바들...내가 니들 시다바리가....--+ 암튼 깨어나기만 해라 지옥훈련으로 괴롭혀주마
그러니 깨어나기만 해라.."
그렇게 한창 궁시렁거리며 불안함을 떨치고 있는 순간, 자신의 감지 반경에 엄청난 속도의 물체
가 침입해 들어오는것이 느껴졌다.
"왔군...헌데 이 속도는 뭐지..."
륭크스는 썬더가 오는것을 반기면서도 평소보다도 수배가 빠른 움직임에 뭔가 의아함이 들었다.
"설마 이 바보 겁쟁이가 무의 영역에....!!!!!!!"
썬더의 빠르기가 극에 다라 공기를 찢고 공간을 넘어서게 되면 그 앞엔 아무것도 없는 무의 영역이 펼쳐진다.
아무것도 없기에 한없이 빠르면서도 멈출수 없는 상태,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고 모든 감각이 완
전히 열리게 되는게 빛과 같이 빨라질수 있음과 동시에 자신의 생명을 연소시키는곳, 무의 영역은 그 런 곳이였다.
륭크스가 치밀어 오르는 욕지기를 뱉어내기도 전에 갈색의 바람, 썬더 우드는 자신의 앞에 도착
했고
그의 등에는 약속대로 약방 할범이 엎혀있었다.
"이 빌어먹을 자식아 늙은이가 말하면 들어야 할꺼 아니냐!!!"
약방 할범은 우드가 멈춰서는 순간 참았던 화를 터뜨리며 소리를 버럭질렀고 그와 동시에 자신의 꼬리에 달려있는 작은 가방속에서 크고 작은 침과 환약을 꺼내 우드에게 다가섰다.
허나 우드는 약방할범의 손길을 뿌리치곤 심하게 부들거리는 손으로 자신의 앞에 쓰러져있는 동료들,
척과 체크를 가리켰다.
'살려주세요....'
이미 침이 말라 갈라져버린 혀로인해 말도 못하게된 우드는 간절한 눈빛으로 약방할범을 바라보
곤 그대로 혼절해버리고 말았다.
약방할범의 얼굴은 울그락불그락해진채 다가가 쓰러진 둘을 보자 머리끝까지 치쏟았던 화가 일순 가라앉곤 깜짝놀라 손안의 약재를 두 녀셕의 입안에 쑤셔 넣었다..
'이들은 당장 죽어도 뭐라 할말이 없는 상태아닌가...'
할범은 자신의 침들중 가장 커다란것을 들어 두 고양이의 정수리와 가슴에 찔어놓곤 고개도 돌리 지않은채 륭크스에게 물었다.
"이것들 어디서 이렇게 된거냐.."
할범은 말하는 와중에도 연신 두고양이의 전신 대혈에 침을 쑤셔넣었고 중간중간 둘의 상처에 환약을 꺼내 으깨발랐다..
"....도사견들에게 당했습니다....."
륭크스는 예의 여유롭고 당당한 태도완 다르게 침중한 음색을 토해냈다.
"빌어먹을 녀석들아 도사견이 동네 똥개나, 쓰레기통 뒤지는 들개나부랭인줄 아는거냐"
할범은 나이와 체격에 맞지않게 골목이 쩌렁이 울리도록 고함을 내질렀고 손을 더욱 빨리 움직였다
"암튼 지금은 이것들 살리는게 먼저니까,뻘쭘이 서있지 말고 나를 도와라
일단 내 가방에서 마늘향이 나는 환약을 꺼내서 물에 녹인다음 우드의 입술에 살짝 발라주고, 나
머진 온몸에 뿌려라."
륭크스는 할범이 시킨대로 환약을 골라 물에 탄후 우드의 입술에 바르며 속으로 신음했다.
'젠장...온몸의 피가 끓어올라 체온이 비정상적로 높아졌다..망할자식 무의 영역엔 들어가지 말
라했는데'
륭크스는 우드의 전신에 약물을 뿌려주곤 다시 할범에게 물었다
"이젠 뭘합니까?"
"이둘은 내가 어찌 해볼테니 넌 일단 전신의 약물이 스며들면 그 녀석을 그늘에 눕힌다음 치약냄
새가 나는 환약을 얼음물에 녹혀 전신에 발라주며 마사지를 해줘라."
비록 륭크스가 썬더우드보단 느리지만 도시내 고양이들로선 따를수 없는 수준에서의 차이였기에 마치 건물 그림자에 녹아들듯 사라져 상점가로 얼음을 구하러 갔다.
"빌어먹을 이건 대라신선이와도 힘들거늘..내 손에서 처음 사망고양이를 낼지도 모르겠구나.."
할범은 씹어내듯 욕지기와 함께 탄식을 내 뱉었고 두고양이를 살피는 손을 빨리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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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범 녀석들..깨어나겠지?"
륭크스는 평상심을 회복했는지 늘상처럼 약방할범에게 반말로 물어봤고 약방할범 역시 륭크스의 머리통을 한대 때리곤 답했다.
"어찌어찌 목숨줄은 이어놨지만 깨어나는건 놈들 팔자야...허나 깨어나도....쯔쯔쯔"
할범은 뒷말을 흐리며 장탄식과 더불어 혀를 찼고 륭크스는 불안감을 떨치려는듯 자신의 수염을 쓸면서 말했다.
"그럼 됐수...목숨줄 이어놨으면 당연히 깨어날 녀석들이니까...그 다음이야 뭐 어떻게든 되겠지
.."
륭크스는 그렇게 말하곤 기지개를 한차례 편후 골목을 빠져나가며 다시 할범에게 한마디했다.
"나 어디 좀 다녀올테니까 애들좀 부탁해요.."
"야이 빌어먹을 고양아, 애들이 이꼴인데 어딜 간다는거야!!!"
"대충 정리 됐으니 당한거 갚아줘야죠..."
륭크스는 자신에게 한마디 쏘아붙이는 할범을 돌아보지도 않은채 다시 한마디를 내뱉곤 휘적휘적 골목을 빠져나가더니 어딘가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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